동물농장에 물구나무서서 소변보는 강아지가 나온 적이 있었다. 말티즈 남아였는데 나무마다 그 자세로 소변을 보는 것이었다. 전문가는 그렇게 하는 게 조금 더 높은 곳에 마킹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도대체 개들은 왜 이렇게 흔적 남기기에 공을 들이는 것일까? 오늘은 그 이유를 알아보고 강아지 실내 마킹의 교정 방법까지 알아보려 한다.
■ 목차 ■
1. 원인
2. 암컷도 한다
3. 실내 마킹의 문제
4. 교정방법
5. 흔적 청소방법
6. 또다른 마킹, 뒷발차기
7. 글을 맺으며
강아지가 마킹하는 이유
영역 표시 "이 구역은 내가 접수한다!"
개가 한쪽 다리를 높이 들고 소변을 조금씩 보고 다니는 행동을 말한다. 주로 실외에서 산책하다가 나무나 전봇대 밑에서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소변 냄새를 남겨둠으로써 내 활동구역임을 표시하며 내가 건재하다는 것을 알리려고 하는 행동이다.
다른 친구가 소변 본 곳을 자기 냄새로 덮으려 하는 것인데, 영역에 대한 자기주장이 강한 개체일수록 좀 더 높은 곳에 소변을 묻히려고 다리를 더 높게 드는 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도입부에 언급했던 물구나무서기 자세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럼 개들은 왜 이렇게 영역표시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것은 늑대처럼 무리 지어 다니던 아주 오래전 습성과 관련이 있다. 그들은 그런 행동을 통해서 다른 구역에서부터 온 낯선 개의 침입을 견제하고 암컷과 먹을 것들을 지켜온 것인데, 그 습성이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다.
인사 개들끼리 함께 쓰는 방명록 같은 것
개들은 소변 냄새를 통해 그 강아지에 대한 정보를 읽는다. 성별, 나이를 비롯해 자기보다 강한지 약한지까지 읽어낸다고 한다. 이 구역에서 누가 최고인지 겨루는 의미도 있지만, 방명록에 인사글을 남기는 식의 인사의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산책하다 보면 유독 강아지들이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너 나할 것 없이 한 번씩 다리를 들고 가는 구역이 있는데, 그곳은 만남의 광장 같은 핫 플레이스일 것이다.
수컷만 하나? 암컷도 한다.
보통은 수컷들, 그중에서도 중성화를 안 했거나 늦게 한 녀석들이 집착하듯이 많이 하는 행동이지만 간혹 암컷이 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발정기 때에 하는데, 발정기 암컷의 소변에는 페로몬이 섞여 나오기 때문에 다른 개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또한 발정기와는 관계없이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의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보인다. 우리 집 둘째가 실외에 나가면 다른 댕댕이의 소변 냄새가 나는 바닥에 쉬야를 찔끔하는 행동을 보인다. 여지까지 반려견 중 셋이 여자아이였는데, 가장 자기주장이 강한 이 녀석만 이런 행동을 보이고 있다.
실내 마킹의 문제점
문제는 이런 행동을 실내에서 할 때이다. 실제로 반려견이 파양 당하는 이유 중에서 사람이 제어할 수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에 해대는 마킹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순간적으로 하는 일이라 막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후각에 민감한 개들은 한번 한 곳에 또다시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교정이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개들이 실내 마킹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집의 리더는 '나'
사람과의 주종관계가 잘 정립되지 않은 경우에 이런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많다. 마킹이라는 것이 어떤 물건이나 구역에 대해서 자기 소유임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집안, 이 물건들은 나의 것이라 생각해서 이런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반려견이 들어왔을 때 전에는 안 하던 이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힘겨루기를 하며 내가 이곳의 리더라는 것을 주장하는 의미로 보면 된다.
낯선 것에 대한 스트레스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집안에 새로운 물건이 들어왔을 때 평소에는 안 하던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경우, 이것은 스트레스(개의 스트레스에 관한 정보는 여기에)와 불안감으로부터 온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었을 때에 이 행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면 개가 지금 변화된 환경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관심을 끌기 위해서
생뚱맞지만 이런 이유에서 하기도 한다. 사람의 관심을 좋아하는 반려견들의 경우, 자기가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사람이 크게 반응하면 계속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의 관심이 좋아서 멀쩡히 잘 놀다가 사람만 들어오면 아픈 척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멀쩡한 자기 꼬리를 피가 나도록 하루 종일 물어뜯는 강아지도 있다.
건강 이상 문제
대개는 노령견인 경우(노령견 건강관리방법은 여기에)에 방광염, 요실금, 요로감염, 전립선 비대증, 치매 등의 질병 때문에 이런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별다르게 짐작 가는 이유가 없는데 갑자기 실내 마킹을 하게 되었다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실내 마킹 교정 방법
흔적이 있는 곳의 냄새부터 확실히 없애기
달리 개코라 할까. 개의 후각은 사람의 1만 배에 달한다고 한다. (개의 후각에 대한 정보는 여기에) 개들은 자기의 소변 냄새가 나는 곳에 지속적으로 배변을 하는 습성이 있는데 마킹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의 소변이 묻었던 곳에 대한 정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물건이라면 치우고 벽이나 큰 가구 같은 경우엔 가림막을 두어서 접근도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마킹하는 곳에서 밥, 간식 주기
배변훈련과 마킹 훈련은 좀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개들은 본래 자기가 음식을 먹는 곳에서는 일을 보지 않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자주 실수를 하는 곳에서 먹을 것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상습적으로 하는 우범지역이 있다면 그곳을 깨끗하게 정리한 후, 식기와 물그릇을 두고 아예 식사자리로 정해 보는 것도 좋겠다.
불안감과 스트레스 해결해 주기
개들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예민한 경우가 많다. 집안에 새로운 가방이나 신발 등 없던 물건이 들어왔을 경우에 냄새를 맡게 하고 익숙해지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새로운 강아지가 들어왔을 경우에는 천천히 친해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새로 들어온 개에게만 관심이 집중될 경우, 원래 있던 녀석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마킹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 분배가 아주 중요하다.
마킹 하기 직전의 행동 예의 주시하기
계속 살펴보다 보면 직전에 보이는 어떤 행동 패턴이 있을 것이다. 그 행동을 보일 때 동전이 든 페트병을 이용해서 시끄럽게 해서(페트병 훈련도구 만드는 방법은 여기에) 행동을 멈추게 한다.
하지만 이것은 매일 집에 사람이 있는 경우 시도해볼 만하고,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게 사실상 쉽지가 않다. 그래도 같이 있을 때만이라도 해볼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라 권해드리고 싶다.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인 걸 알려주기
위에서 언급했듯이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을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좋아하는 행동으로 착각해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실수를 했을 경우 바로 케이지에 가두는 방법이 있겠다. 케이지에서 사는 강아지들에겐 적용해선 안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개들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자마자 매번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된다면, 그 행동을 안 하려고 할 것이다.
내 경우엔 마킹이 아닌 다른 행동 교정의 경우였지만, 싫은 행동을 하였을 경우 싸늘하게 눈길도 안주는 방법도 써봤는데 좀 가혹하긴 하나 결과는 좋았던 걸로 기억된다.
뒤처리는 깔끔하고 확실하게
냄새가 나면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그곳에 다시 할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번 실수한 곳의 냄새는 말끔히 없애야 한다. (배변 흔적 냄새 없애는 방법에 대한 정보는 여기에) 그리고 가능한 그곳에 가림막이나 울타리를 설치해서 접근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운동 충분히 시키기
평소에 실외에서 운동을 많이 하면 밖에서 마킹을 많이 하고 들어와서 방광에 남아있는 소변도 적을 것이고, 집안에서의 움직임도 덜할 것이다. 훈련을 시키는 초반에는 실외활동을 통해 몸을 좀 고달프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중성화 수술 고려하기
아무리 노력해도 안될 경우에는 중성화 수술도 고려해본다. 그런데 마킹을 하는 행동을 중성화 수술로 효과를 보는 것은 생후 6개월 전후에나 가능하다. 이미 오래전부터 해온 경우나 이미 성견이 된 경우에는 중성화 수술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매너 벨트 착용시키기
매너 벨트를 착용시키는 방법도 있다. 기저귀 형식으로 된 것을 배에 둘러 주는 것인데, 다양한 것들이 상품으로 나온다. 이렇게 매너 벨트를 이용할 경우에는 필히 자주 풀러 주면서 짓무르지 않도록 신경 써줘야 한다. 또한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자주 새것으로 교체해주면서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 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매너 벨트를 쓰다 보면 행동 교정에 대한 의욕은 이미 없어지게 되고, 어쩌면 평생 그 녀석은 매너 벨트를 하고 살아야 할 가능성이 많다. 어렵더라도 행동 교정에 대한 시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교정 훈련 시 주의사항
마킹한 자리를 뒤늦게 발견한 다음 강아지를 데리고 가서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게 하면서 혼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그 녀석들은 자신이 왜 혼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오히려 혼란스럽게 될 것이다.
잠깐! 뒷발차기도 마킹이라고?
볼일을 보고 개들이 뒷발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또다른 마킹 행동이다. 개의 발바닥에는 페로몬을 방출하는 땀샘이 있는데 이렇게 뒷발차기를 하는 행동을 하면서 자신의 영토임을 만방에 알리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개 발바닥에서 나는 페로몬향이 개의 배설물 냄새보다 훨씬 강력하고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귀엽게만 보던 뒷발차기로도 끊임없이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그러고 보면 이 녀석들에게의 산책은 배변활동과 운동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영토 확장의 크나큰 의미가 담겨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글을 맺으며
개가 마킹하는 이유와 실내 마킹 교정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개의 이런 행동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 집에 가본 적이 있다. 그 집 상태를 보고 나는 그런 지경까지 만든 녀석들을 내치지 않고 계속 안고 가는 그들이 너무 대단하다 싶었다. 마킹은 배변 교육과는 또 다른 문제다. 개의 본능은 우릴 때때로 너무 힘들게 하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최대한 배려하면서 교정해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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