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텃밭 이색 취미 - 버려지는 무 밑동에서 피어난 무꽃
지난번 키우던 무 밑동은 꽃을 피우지 못하고 결국 시들어 버렸다. 꽃망울들이 많이 생겨 기대를 했는데, 무꽃을 피우기 바로 직전에 시들어 버려 속상했었다.
몇 번 글로 적었었지만 내 취미는 먹고 남은 채소 밑동을 키워 베란다텃밭에서 채소꽃을 피워내는 것이다. 나 외에 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으니 아주 심각한 이색 취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주 먹는 무는 내가 즐겨 시도하는 아이템이다. 지난번에는 무를 물에서 키우다 흙으로 옮겨 심었었는데, 그냥 계속 물에서만 키우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흙에 심겨 꽃봉오리까지 나온 무 밑동 이야기는 아래 글 속에 있다.
이틀 전 또 다른 무 밑동에서 예쁜 꽃이 드디어 피어났는데, 베란다텃밭에 예쁜 무꽃이 얼굴을 내밀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어 보았다.
볼 때마다 참 신기하다. 버려지는 채소 밑동에서 이런 결실을 피워내다니...
그라데이션 된 무 꽃잎의 색이 참 오묘하다. 처음엔 하얀색이었다가 점점 끝부분이 연보라색으로 바뀌어 간다.
손톱만큼 작은 것에 아기자기하게 들어있을 건 다 들어있다. 실제로 보면 아주 작은 채소꽃이라서 사진으로 봐야 더 잘 보인다. 꽃잎의 맥까지 아름답다.
가슴 시리게 예쁘지만은 안타깝게도 너무나 연약해 햇살 좋은 베란다 텃밭에서는 하루 이틀이면 시들해진다.
실내로 들여놓을 걸... 제대로 대처를 못해 귀한 한 무리가 하루 만에 이렇게 되어 버렸다. 그런데 왜 아름다운 것들은 오래가지 못하는 걸까.
연보랏빛 꽃잎이 너무 아름답다. 아주 연하지만 향긋한 내음도 난다.
나는 여러 가지 취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채소꽃 만드는 이 이색 취미는 나이가 들어도 끝까지 함께 할 것만 같다.
여기저기에 꽃망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한동안 하나둘 피어날 텐데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이색 취미 - 무 밑동으로 꽃 피우는 방법
접시에 물을 자작하게 담고 잘라먹은 무 밑동을 올려놓으면 된다.
무가 물러질 수 있으니 하루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고 물이 마르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잎사귀가 나오고 줄기와 함께 꽃대가 나오면서 꽃봉오리들이 생긴다.
무 밑동은 관리를 해도 서서히 물러지고 상태가 안 좋아지게 되지만 꽃이 피고 질 때까지는 충분히 버텨준다.
난 무를 먹을 때마다 이렇게 해두며 예쁜 꽃을 만난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