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강아지 생일파티를 해줬어요. 생일파티라고 해봤자 강아지 생일케익을 준비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건 없지만, 그래도 제게 온 지 벌써 9년째... 매년 생일파티만큼은 꼭 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강아지 생일파티 꼭 해주는 이유
사실 저희 집 반려견은 유기견 출신이라서 우리가 만난 날을 생일로 정하고 챙겨주고 있어요. 저는 기억하고 있거든요. 제가 처음으로 이 녀석을 안아 들었을 때 난생처음 네 다리가 동시에 땅바닥에서 떨어진 듯한 행동을 취했던 걸요.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사람에게 한 번도 안겨보지 못했던 것 같은 녀석이 논둑길에서 저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어떤 맘으로 제게 달려와 먼저 폭 안겼던 건지... 한파 직전이라 절박했던 건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항상 코끝이 찡해집니다.
머리에는 홀씨를 가득 붙이고 샴푸질을 세 번이나 해도 부랑자 냄새가 가시지 않았던 녀석. 길에서 힘든 생활을 했을 텐데도 온순하고 성격이 너무 좋아 지금도 저희 동네에서는 사람에게나 강아지들에게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지요.
다른 개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강아지 친구들과도 잘 놀아주고,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최선을 다해 애교를 부려주거든요.
이 녀석이 실외배변만 고집하는 이유도 어쩌면 산책길에서 만나는 이런 시간들이 너무 좋아서인 것 같아요. 아주 가끔이지만 다급할 때 실내배변도 하는 걸 보면 실외배변을 하는 건 그냥 이 친구의 선택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하루에 서너 번씩 산책을 나간 것이 참 오래도 되었네요. 대충 계산해 보니 최소 10,000회 정도 되는 것 같고, 하루종일 산책만 계속한다고 해도 200일이 넘는 어마어마한 시간이더군요.
사실 내 몸이 아플 때에는 너무 힘든 일이지만, 이렇게 엄청난 시간을 함께 걷는다는 것 자체가 이 녀석과 제가 대단한 인연이라는 얘기겠죠?
강아지 생일파티 얘길 하다가 이야기가 약간 다른 쪽으로 빠졌지만, 어찌 되었든 제가 많이 힘들 때 먼저 다가와준 이 녀석을 마지막까지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강아지 생일선물은 뭐가 가장 좋을까?
강아지 생일선물은 옷? 간식? 새 장난감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함께 보내는 넉넉한 시간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맛있는 간식과 유모차 챙겨서 놀러 가기~ 겨울엔 해 반짝 들어 따듯할 때 잠시라도 산책시켜주기~!! ^^
아참, 그리고 강아지 생일케익은 해피팡팡 제품이고 내돈내산입니다. 수제 케이크, 수제 간식, 수제 맘마 등 맛있고 건강한 강아지 먹거리들이 많아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 곳인데 이용한 지 벌써 15년 이상 되었네요. 케잌은 남으면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간식줄 때 해동해서 주는데 강아지들이 정말 좋아해요.
맛있는 것 먹고 누나랑 놀러 나가고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하루 맞지?
누나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워.
누나도 더 노력할게.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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