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죽음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위중한 강아지를 간병하면서 곧 다가올 이별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짐작할 수 없는 이 힘듦은 때론 우리를 주체할 수 없는 슬픔 속에 오랫동안 가둬놓기도 합니다. 그렇게 강아지 죽음을 마주하며 고단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별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과, 이미 이별을 하여 힘들어하고 계신 분들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어서 해드리려고 해요. 오늘은 곧 다가올 이별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 특히 아픈 강아지들을 간병하고 계신 분들께 드리는 얘기입니다.
이별을 준비하고 계신 분께 드리는 이야기
부정해도 결국 그 시간은 옵니다.
저도 그랬지만, 강아지가 큰 병에 걸렸다는 얘길 듣고 나면 처음에는 충격에 빠지고, 정신이 들고 나면 어떻게 해서라도 그것을 바꾸어 놓고자 애를 쓰게 됩니다.
노력해서 개선되는 병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고 어떤 병이든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은 수순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중병의 경우엔 생각을 좀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1살, 17살. 제 품을 떠나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 제 아이들의 나이입니다. 딸내미가 병에 걸려서 투병하다가 떠났고, 그 후로 3년 후 모견도 노령성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저는 두 번의 강아지 죽음을 겪었는데요. 처음 그 일을 겪었을 때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만큼 저를 힘들게 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했던 간병, 그러니까 아이가 받았던 치료를 그 녀석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되돌아보니 너무나 아깝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는데, 너무 치료 쪽으로 치중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사실 병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걸어가는 길이지요. 어떤 갑부도 어떤 독재자, 어떤 천재도 예외 없이 걸어갈 길이고 그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그것을 어떻게든 바꾸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그 녀석을 더 힘든 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한동안 괴로웠었습니다.
치료에 전념을 하시되, 모든 것을 거기에 쏟아붓지는 마세요. 얼마 남지 않은 생명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말이지 너무나 소중합니다. 아이가 몸은 아프더라도 순간순간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세요. 그게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세요.
강아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으시고 내 강아지가 행복해할 일들을 고민해 보세요. 이 아이는 어떤 삶을 원했을까? 병상에 있는, 또는 노령견인 우리 아이는 남아있는 시간 동안 어떻게 지내길 원하고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요.
예전에 좋아했던 것이 있을 겁니다. 사람이나 장소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것을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요? 극단적인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삶의 즐거움 없이 투병에만 매진하며 오래 사는 것보단, 단 며칠이라도 즐겁게 사는 것, 아이들은 그걸 원할 지도 모릅니다.
우리 강아지가 기분 좋아할 일은 무엇일까 고민해 보시고, 조금이라도 그걸 해주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저도 두 번째로 아이를 보낼 땐 조금 더 달라졌었지요. 병원 가는 횟수나 치료방법 모두, 그 녀석이 어떤 것을 원할까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었습니다. 아마 지금 함께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낼 때에는 조금 더 달라질 수 있겠지요.
훗날 나는 무엇을 가장 후회할 지도 생각해 보세요.
어떤 생활을 원하고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강아지 죽음 그 이후의 나는 무엇을 가장 후회할 것 같은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세요.
아이를 떠나보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책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내가 그 아이를 택했고, 그 녀석의 삶의 방향이나 치료의 모든 과정들까지도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졌었기 때문에 혹시나 내 선택이 옳지 않았던 게 아닌가, 내가 그때 달리 선택했더라면 더 오래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최선을 다했다면 그런 생각 자체가 정말 옳지 않은 것일 텐데. 내 마음은 머리와는 다르게 끊임없이 지난 내 선택을 곱씹어보게 하며 긴 터널 속에 자신을 가두기도 하는데요. 그것은 생각보다도 고통스럽고 긴 시간이 될 수도 있어요.
나는 치료를 더 신경 써서 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될까? 아니면 반대로 너무 치료에만 매진해서 아이를 힘들게 한 것을 후회하게 될까? 생각해 보세요. 나는 나를 잘 알 것입니다.
강아지가 어떤 시간을 원하고 있을 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훗날의 나의 모습을 짐작해보며 좀 더 공격적인 치료를 할 것인지, 아니면 최소한의 치료만 하며 아이의 생활을 케어해주는 데에 초점을 맞출지 치료 방향을 선택하세요. 강아지와 나를 모두 고려한 치료방법이 선택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치료 이외에 내가 무얼 해주고 싶은 지도 생각해 보세요. 아마 그것은 강아지가 무얼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과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입니다.
내 마음 다독이기. 무엇보다 먼저여야 합니다.
강아지 죽음이 코앞까지 왔을 때 저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탈모가 왔었습니다. 간병을 위해 일도 쉬게 되었지요. 반려인이 아니신 분들은 개가 아픈데 뭐 그렇게까지 힘들어하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함께하던 반려견이 많이 아프고 곧 죽을 상황에 놓이는 것은 다른 가족이 그렇게 된 거와 차이가 없습니다.
나만 의지하는 한 생명이기에 오히려 더 부담감이 가중되어 옵니다. 사람에 따라서 사랑하는 강아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정말 죽을 만큼 힘들 수도 있습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나의 힘듦의 정도를 짐작하지 못하고, 위로라고 건네 오는 말은 더 큰 상처가 되기도 하지요.
간병에서 오는 육체적인 피로와 정신적인 고단함이 합쳐져 삶은 엉망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그러지 마세요. 누구를 위한 간병인 가요. 나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나요. 내 마음이 너무 힘들지 않도록 잘 다독여 주세요. 그래야 더욱 기운이 날 것이고, 내가 하고 있는 간병도 의미가 있는 겁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많이 아픈 와중에도 우리들 기분을 먼저 살피는 녀석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내가 우울해하면 나를 따라서 덩달아 우울해하는 것을 많이 겪어 보셨을 겁니다.
내가 불안해하면 이 아이들은 따라서 불안해할 것이고, 병세는 당연히 안 좋아질 겁니다. 사실 간병을 할 때 저도 이게 가장 어려웠었지만 이것은 나를 위해서, 또 우리 댕댕이를 위해서도 꼭 유념하셔야 할 부분입니다.
혹시 나는 강아지 죽음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지금의 힘든 감정을 극대화해서 내 삶을 더 힘들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로 인해 우리 강아지도 내 힘듦을 덩달아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모두를 위해서라도 밝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 주세요.
누구보다 힘든 것은 강아지일 것입니다. 지금 너는 이 상황을 잘 이겨내고 있다고 응원해 주세요. 그들도 다 알아듣습니다. 입으로 말해도 좋고 눈으로 말해도 좋습니다. 침울한 모습으로 있는 당신을 바라보는 것보다,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기운이 날 것입니다.
제가 겪어보니 눈을 마주치면서 좋은 말을 해주고 자주 쓰다듬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훨씬 더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해합니다. 이런 격려와 응원은 어느 진통제보다도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에게도 응원을 해주세요. 이때만큼 외롭고 힘든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다독이고 무너지지 않도록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세요.
평온한 일상이 하루하루 이어지길
지금 상황이 감당이 안돼서 발을 동동 구르고 계시나요? 밤낮으로 우리 댕댕이를 위해 건강 서적을 뒤적이며 정작 본인은 온몸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진 않은가요. 제발 그러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갑니다. 어깨에 힘을 빼세요. 심호흡도 하시고요. 그리고 사랑하는 강아지를 한번 보세요. 동물들은 우리들보다 죽음에 대해 의연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리고 소중한 시간을 잘 분배하세요. 살다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게 되는 결과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들의 건강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모두가 기분 좋은 하루가 되도록 노력을 한다면 그렇지 않은 생활을 할 때보다 훨씬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강아지 죽음을 늘 생각하며 곧 있을지도 모를 펫로스의 상황을 바라보고 계신 많은 분들은 오늘의 삶이 불안하고 많이 고단하시겠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세요. 곁에 있는 사랑스러운 댕댕이가 그걸 바라고 있을 겁니다. 함께하는 하루가 어느 것보다 더 중요하니까요. 평온한 일상이 하루하루 더 이어지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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