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 동정맥루 수술 한달째 경과, 투석 위한 준비

만성신부전 동정맥루 수술 한달째 경과, 투석 위한 준비

엄마가 또 입원하셔서 병원에 있다. 언니들과 셋이서 이박삼일씩 돌아가며 간병하고 있다. 엄마는 신장투석을 위한 준비로 동정맥루 수술을 한 달 전에 받으셨었는데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혈관이 아직 덜 여물어 준비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원래는 투석을 할만한 혈관상태가 아니지만 신장수치가 너무 안 좋아졌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입원을 권했고 조심히 동정맥루를 통해 혈액투석을 받으셨다. 현재는 혈관을 더 이상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잘 여물 때까지 최대한 약으로 조절하려 애쓰고 있는 상황이다.

동정맥루란?

신부전 환자는 혈액투석을 하게 되는데 분당 200ml 이상의 피를 체내에서 빼내어 필터에서 거른 후 다시 몸속에 넣게 된다. 그런데 이런 작업을 일반 혈관으로 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동맥과 정맥 사이를 잇는 투석용 혈관을 수술로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동정맥루이다.

동정맥루 수술 방법은 자가 혈관을 사용하는 방법과 인조 혈관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의 혈관을 사용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유리해 1차적으로 고려되지만, 여의치 않는 상황에서는 인조혈관을 만들게 된다. 대개 수술 후 한두 달 지나야 사용이 가능하다.

동정맥루수술은 인조혈관으로 하는 것이 있고 자가혈관으로 하는 것이 있다. 당연히 자가혈관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 엄마는 연세가 많으셔서 자가는 불가능할 거라 했었는데 초음파 확인 결과 운 좋게 자가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자가로 동정맥루 수술을 받았고 한동안은 너무 깊게 위치한 동정맥루가 위쪽으로 떠오르길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위쪽으로 떠오르지 않으면 투석받을 때 바늘이 너무 깊이 들어가야 해서 어려움이 따르므로 위치를 위로 끌어올리는 2차 수술이 필요할 거라 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피부 가까이로 조금씩 떠오르고 있어서 수술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본 후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바라는 것은 동정맥루가 더 많이 떠오르고, 혈관이 단단하게 잘 여무는 것이다. 그래서 혈액투석을 일주일에 두세 번씩 하는 것에 차질이 안 생기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신부전식 식단을 잘 꾸려야 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제공받았던 것처럼 신장에 무리를 덜 주는 식단을 집에서 잘 이어나가는 것도 숙제다. 신장수치가 너무 높은데 투석은 불가했던 지난 2주간 엄마는 걱정이 극심하셔서 식사를 거의 거르다시피 하셨었다. 그래서 칼륨과 인, 나트륨을 미리 제거하여 만든 신장식 반찬을 주문하여 드시도록 했었다. 이번에 입원하는 동안 투석환자용 식사를 하셨는데 나오는 음식들을 모두 사진 찍어두었다.

내일 아침 일찍 초음파로 동정맥루 혈관 상태를 볼 예정이다. 혈관 상태가 좋아졌다면 투석을 하실 것이고 아니라면 조금 더 기다리자 할 것이다. 아닌 척하시지만 내가 보기에 엄마는 많이 지치셨다. 벌써 몇 달째 입원 퇴원 반복이니 얼마나 답답하고 힘드실까.

지금은 검은 터널을 걷는 듯 너무 힘들지만 곧 밝은 빛이 보일 거란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모든 게 곧 다 좋아질 거야..

그 이후...

이 글을 쓸 때와는 상황이 또 달라졌다. 동정맥루가 막혀서 목에 도관을 심으셨다. 카테터를 통해 일단 이틀마다 투석을 하고 계신다. 동정맥루는 1센티 깊이에 있어서 2차 수술로 끌어올려야 한다. 잘하는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