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제가 날개를 다친 아기 황조롱이를 구조해서 경기도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보냈었는데요. 잘 치료받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지만 한창 아기새들 구조로 바쁘신 시기라서 전화를 자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궁금한 것을 꾹꾹 참고 있다가 그때 알려주셨던 방생 시기가 다 된 듯해서 전화를 다시 걸어보았습니다.
지난 아기새 구조 이야기 2편 ▼
구조된 황조롱이 아기새 근황, 경기도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이 아이입니다. 황조롱이 유조이며, 제가 지어준 이름은 롱롱이... 다치지 말고 오래 살라고 지어준 이름인데 이 녀석 이름은 저밖에 모릅니다. 돌봐준 시간이 하루밖에 안되었지만 정이 푹 들어서 시도 때도 없이 걱정되고 생각나서 혼났었는데요.
이렇게 롱롱이는 건강한 날개를 펴고 깊은 산속의 자연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문자로 보내주신 방생 당시의 모습 사진이에요. 날개를 활짝 펼치고 막 비상하려는 모습이 맹금류스럽고 정말 멋지지 않나요.
이 사진을 한번 봐주실래요. 비상하는 롱롱이에게 무지개가 비춰주고 있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분명 좋은 의미 같지요. 이제 더 멋진 새로 자라 높은 하늘에서 큰 날개 펴고 자유롭게 날아다녔으면 좋겠습니다.
롱롱이를 돌봐주신 경기도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
잠깐! 아기새를 발견하셨다면?
불쌍한 마음에 무조건 바로 데려오시면 안 됩니다. 어미새가 주변에 있을 가능성이 많거든요. 구조라는 명목 하에 납치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구조하지 마시고 주변에 어미새가 있는지 잘 살펴보세요. 어미새가 없더라도 독립한 개체일 가능성이 크지요.
아기새가 탈진해 있는지, 다쳤는지, 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잘 따져보시고 구조하셔야 합니다. 구조한 직후에는 바로 가까운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연락하세요. 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먹이면 안 되는 것을 잘못 먹였다가 죽이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합니다.
저는 새를 무서워하지만 아기새들이 자꾸만 눈에 띄어서 몇 번 구조하였는데요. 강아지나 고양이와는 또 다르게 우리 사람들 삶과는 교집합이 전혀 없는 야생의 존재들인데도, 도움의 손길을 조금 내밀어 주었다고 마음을 여는 것을 보면서 솔직히 많이 놀랐었습니다.
생김새는 달라도 정을 주면 교감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 삶을 응원하게 된다는 것. 롱롱이를 통해서 배운 것 같습니다.
롱롱아.
이젠 하늘을 날 수 있는 거지.
어디서든 늘 건강하고 행복해.
너의 비상을 응원한다.
언제나.
2021. 5. 23 물까치 떼에게 쫓기는 황조롱이 유조 발견. 날개를 다친 듯했음
2021. 5. 24 경기도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보냄.
검사 결과 다행히 날개가 부러진 것이 아니고 왼쪽에서 타박상만 발견됨. 약을 먹으며 치료 받음.
2021. 6. 4. 광주의 한 숲 속에서, 15마리의 다른 새들과 함께 방생됨.
<추천드리는 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