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난 미니멀한 라이프를 위해
집안에 있던 많은 물건들을 정리했었다.
쓰지도 않는 물건들은 볼 때마다 계속 스트레스를 받았었고
더 이상 그렇게 살기 싫어졌었다.
그렇게 물건들을 정리하며 집안에는 빈 벽들이 제법 생겼다.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오로지 빈 벽만 서있는...
그 여백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에
지금도 상당히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런데 가끔은 앗. 그건 정리하면 안 되는 거였어...ㅠ 하는 것들이 몇 있다.
그중 하나는 커피메이커다.
작년만 해도 난 믹스커피의 달달함에 흠뻑 빠져 지냈었다.
원두커피도 맛있지만 역시 커피는 믹스커피지.
맞아. 믹스가 최고야... 맞아. 맞아... 하면서~
하지만 그렇게 믹스커피와 빵과 떡을 좋아하던 나는
당뇨는 아니지만 혈당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믹스커피 역시 눈물을 머금고 정리해야만 했다.
그래서 다시 원두커피로 돌아왔으나 두 개나 되던 커피메이커는
이미 남의 집 물건이 된 후였다.
다시 살까?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든다.
하지만 딱히 큰 불편함도 없기 때문에 지금까진 잘 버티고 있다.
지금도 종이필터를 이용해 난 그럴싸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중이다.
그냥 이렇게 하면 되지 뭐.
단순하게. 나 편한 대로.
그래. 이렇게 살면 된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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