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소통채널 "카밍 시그널"
강아지랑 같이 살고 있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일회적인 게 아니라 강아지들이 가끔씩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있습니다.
배를 보이고 발라당을 한다든지, 꼬리를 세게 흔드는 행동 같은 것은
그냥 보기만 해도 이 녀석들이 뭘 말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지만,
큰 하품을 하는 것. 코를 계속 핥는 것.
또 오른발을 들고 계속 서 있는 것처럼 아리송한 행동들도 있습니다.
예전에 저희 집 강아지가 이런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걸 인지했을 때
이유를 찾아보다가 카밍 시그널(calming signal) 이란 것도 알게 됐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궁금했던 행동들의 뜻도 알게 되었지요.
큰 하품을 하는 것은 평온하다는 것이고
코를 계속 핥는 것은 나 불편해...
오른발을 들고 계속 서있는 것은 갈등 중이란 것도요.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함께 살던 아이가 참 조심성이 많았었는데
새로 산 방석에 한 다리만 넣고, 한 다리는 든 채로 서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들어갈까 말까?
다리 하나만 넣은 채로 계속 갈등을 하면서 그러고 있었던 것 같아요.
똑같이 오른발을 들고 있는 자세이지만, 다른 뜻일 때도 있습니다.
그건 강아지의 자세와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제 앞에 앉아서 오른손을 들고 불쌍한 표정을 지을 때는?
밖에 나가자든지 간식을 달라고 하든지... 뭔가 저에게 간절하게
부탁할 것이 있을 때 이런 포즈를 취한답니다.
또 발사탕을 하는 저희 집 첫째에게 가끔씩 발을 못 핥도록 양말을 신겨놓는데요.
그럼 뚱한 표정으로 자기 코를 계속 핥고 있거든요.
불편하다고 시위하는 거죠.
그러면 조금 모른 채 하다가... 너무 코를 핥아대면 얼른 벗겨줘야 합니다.
계속 불편하게 둘 수는 없으니까요.
꼬리를 흔드는 것도 살랑살랑 흔드느냐, 아니면 1자로 안테나처럼 세우고
짧게 흔드느냐에 따라서 해석은 전혀 달라져요.
살랑살랑 흔드는 것은 나 지금 기분 너무 좋아요~! 하고 흔드는 것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누군가 탐색할만한 새로는 상대를 만나 경계를 하는 거거든요.
그럼 문제 하나 내볼까요?
엎드려서 땅에 얼굴을 붙이고 엉덩이만 하늘로 쭉 올리고 있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답은 "놀아달라는 신호"입니다.
사실 특이한 몇 동작 빼고는 우리가 그 행동을 보이는
아이의 표정이나 느낌만으로도 알아챌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눈빛을 보면, 지금 즐겁구나, 행복하구나, 슬프구나,
무섭구나, 경계하고 있구나... 거의 다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강아지라고 무시하지 말고,
똑같은 생명체로서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해 주고 해결해 주고
그 삶을 존중해주는 것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꼬리를 흔들면서 전력질주로 달려와서,
손등을 핥아주는 행동을 자주 보게 될 겁니다.
그때 사랑해요. 나 행복해요라는 마음의 소리도 들릴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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