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犬生을 건강하고 행복하게/반려견 각종 정보

강아지 입양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에게

by 충전*'* 2020. 12. 1.


 

강아지 입양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에게

 

 

저는 23년째 반려견과 함께하는 중입니다. 
두 아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지금은 또 다른 두 아이와 살고 있지요.

유기견이었던 아이들이 오 갈 곳이 없어 잠시 봐주다가, 그렇게 가족이 되었어요. 

 

 

아이들과 산책을 나가다 보면, 우리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던지

와서 이쁘다고도 해주시고,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도 하시는 분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됩니다.

그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꼭 묻는 질문이 '돈 많이 들죠?'입니다.

당연히 드는 걱정이고, 당연히 해야 할 고민이에요.

정말 이 질문은 수없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이런 경제적인 부분은, 강아지를 키우며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이라

입양 전에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은 정말 바람직한 분들이라 생각이 듭니다.

앞뒤 생각도 않고, 무작정 데려와서 아이들 고생시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솔직히 다 말씀드립니다.

"네. 꽤 들어요. 평소에는 먹을 것과 용품 정도니까 좀 들어 가지만

아이들이 아프거나 하면 꽤 많이 들어가요.

병원에 가면 갈 때마다 적게는 이삼만 원이고 엑스레이 찍고 초음파까지 하면

십만 원 훌쩍. 수술하면 몇십만 원, 큰 병 걸리면 몇백 그 이상도요."

 

 

 

한 생명을 책임지실 준비가 되어있으신가요? 

 

 

1. 경제적인 부분 꼭 고려하세요.

 

동물병원 치료비가 지금보다 조금만 더 싸면 정말 좋을 텐데, 솔직히 반려견과 함께 살면서도

이 문제는 마음 한편에 걱정거리로 늘 자리 잡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아이들 몫으로 다달이 따로 저금을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지출이 큰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넉넉해야만 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평소 절약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절약을 해서 그 비용을 따로 모아두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에요.

예를 들면 미용을 직접 해 줄 경우, 몇만 원씩 한두 달마다 나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죠.

그리고 먹거리도 저 같은 경우는 자연식과 사료를 병행해서 주고 있는데요.

자연식의 경우는 거창할 것 없이 제가 먹는 먹거리 (채소와 고기)를 이용해서 만들어 주는데

오히려 사료만 사서 줄 때보다 비용이 절감되는 느낌이에요. 

간식을 만들어 준다든지, 옷이나 용품을 만들어 주는 방법도 좋고요. 

또 꼭 필요하지 않은 강아지용품을 사는 것만 자제해도 많이 절약할 수 있죠.

이렇게 절약할 수 있는 부분에서 잘 모아 두었다가 아이들이 아파서 병원에 갈 땐 

바로바로 치료해 주는 방향으로 전 그렇게 케어해 주고 있습니다. 

 

 

2. 생각하신 것보다 시간이 많이 할애됩니다. 

 

주기적으로 목욕을 시켜주고 산책시켜 주는 것은 기본인데, 이것만 해도 꽤 시간이 듭니다.

목욕은 드라이까지 하면 한 시간씩 걸리고, 산책은 하루에 한두 번 해주는 게 좋은데 

한 번에 짧게 해도 30분 걸려요.

저희 아이는 실외 배변만 하는 녀석이라 산책에만 하루에 한 시간, 한 시간 반씩 제 시간을 쏟습니다.

또 강아지들은 외로움을 많이 타고 대부분은 스킨십에서 안정감을 찾죠. 

그래서 내 일이 바쁘더라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틈틈이 갖도록 해야 합니다.

몸을 돌봐주는 건 기본이고 이렇게 마음까지도 살펴줘야 해서 

강아지를 키우시려면 생각하신 것보다 시간을 많이 할애하셔야 해요. 

 

 

요즘 1인 가족이 많은데, 회사 다니시면서 강아지를 빈집에 두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요. 

하루 종일 빈집에서 울어대는 강아지들의 울음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거든요. 

본인은 외로워서 강아지를 입양했다고 하시는데, 그 아이는 외로움이 없나요?

강아지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우울증도 잘 걸리고요.

사람하고 똑같아요. 강아지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보다 네 배 다섯 배 빨리 간다고 하죠.

아마 우울한 그 시간도 그렇게 몇 배로 길거예요.

나는 내 일만으로도 바쁜 사람이다. 하시는 분들은 제발 입양하지 말아 주세요.

 

 

 

반려견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실 준비가 되어있으신가요? 

 

 

3.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사람 아이 키우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초보 엄마가 힘들 듯이, 초보 강아지 엄마는 더 서툴지요.

특히 건강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합니다.

얼마 전엔 산책을 하다가 너무 안타까운 아이를 보았어요.

슬개골이 이미 탈구가 돼서 천천히 걷는 것도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사람의 빠른 걸음 뒤에서 아이는 정말 고문당하듯이 끌려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말씀드렸더니 슬개골 탈구란 걸 아예 모르시더라고요.

그리고 최근에 산책하다가 아주 위중해 보이는 아이가 있어서 말씀드렸는데,

며칠 후 암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얘길 전해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강아지들도 고혈압, 당뇨, 신부전, 암 등등.... 사람 앓는 중병들에 걸립니다. 

강아지는 아픈걸 본능적으로 숨기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괜찮은 지 잘 살펴주고, 또 아이들 증상에 대해서 계속 공부해야

오래오래 잘 케어해 줄 수 있어요.

다행히 요즘은 검색만 해도 다양하고 좋은 정보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의 열의만 있다면 지식을 쌓아가며 얼마든지 잘 돌봐줄 수 있습니다.

 

 

 

 

하나의 소중한 생명으로서 존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으신가요?

 

 

4. 하나의 소중한 생명체, 그 아이의 견생을 존중해 주세요.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지만, 강아지들도 하나의 독립된 생명체입니다.

다른 친구보다 내가 좀 더 많이 먹으려고 잔머리를 굴리기도 하고,

엄마한테 혼나지 않으려고 안 하던 애교를 부리는가 하면,

죽은 가족을 그리워하며 울기도 하고,

마음이 안 좋을 땐 좋아하는 음식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행복해하고, 슬퍼하고, 낙담도 하고, 그리워도 하고..

그냥 사람하고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혹시 입양을 고민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외로워서? 예뻐 보여서? 남들 많이 키우니까? 그냥? 

그럼 그 이유가 없어지면 그 아이는요?

사람 입양할 때처럼 생각해 달라고 하면 너무 과한 걸까요?

 

 

하지만 내가 한 행동으로 인해 한 존재가 불행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기 전에 남다른 각오가 필요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들도 생각해 보세요.

특히 사형선고를 받은 유기견이나, 샵의 좁은 유리창 안에서 몇 알의 사료로

연명하고 있는 아이를 보았을 때의 마음을 떠올려 보세요.

내 필요에 의해서만의 입양이 아닌, 그 아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의

입양이길 저는 바라봅니다.

그래야만 버려지는 일이 지금보단 줄어들 거라 생각해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일평생 바라볼 겁니다. 당신을요. 

 

 

 

5. 끝까지 함께 할 마음의 준비가 되셨나요?

 

언제부턴가 카페글에 유기견 관련 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 때문에 어려워져서인지 입양을 바라는 글과,

어디에서 어떤 강아지가 헤매고 다닌다는 제보글들이 너무 많이 올라옵니다.

예전 같으면 작고 예쁜 아이들의 경우는 그래도 입양이 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다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버려진 아이들과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고 정신없이 쫓아가려고 할 때가 있는데 

예전에 같이 살던 그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참 아픕니다.

정말 묻고 싶습니다.

왜 버렸습니까?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요.

왜 버리려고 하세요?

키울 상황이 안된다고요. 더 잘 키워줄 사람을 찾는다고 하셨나요?

어디로 가면 이 아이들이 당신과 살 때보다 행복할까요. 누가 더 잘 키워줄까요?

이미 당신에게 마음을 다 준 아이들인걸요.

먹던 것 반만 먹고 빈집에 혼자 있더라도 당신과 헤어지지 않는

그곳이 아이들에겐 최고일 겁니다. 

 

 

헤어진 가족을 잊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 죽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제발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끝까지 함께할 마음이 아니라면 입양하지 말아 주세요.

그런 분들은 그냥 길에서 스쳐가는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시는 것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준비가 되셨다면 아낌없이 사랑을 주세요. 그러면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끝까지 함께할 각오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그런 분들이라면... 강아지와 함께 하는 삶을 적극 권해드립니다.

 

 

어떤 생명의 처음과 끝을 모두 돌봐준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것과 견주지 못할 무언가가 분명 있습니다. 

몰랐던 딴 세상을 만난 것처럼 새로운 눈을 뜨게 되실 겁니다.

이 세상을 모르고 죽는다면 참 안타까웠겠다 생각이 들 만큼의 값진 경험이요.

강아지를 몰랐던 때와 알게 된 후로 내 인생이 나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의

특별한 경험들. 그걸 하게 되실 거예요.

 

 

반려견 입양에 대해서 고민을 하시고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값진 인연의 예쁘고 멋진 댕댕이들이 얼른 나타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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